
존경하는 OOO 목사님께, 거칠게 패이고 깊게 갈라진 감태나무 위에 십자가를 세웠습니다. 처음 이 나무를 마주했을 때 떨어져 나간 결들이 제 마음을 붙들었습니다. 마치 채찍에 맞아 떨어진 주님의 살점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상처는 흉이 아니라 사랑의 증거임을, 고난은 패배가 아니라 구원의 길이었음을 이 나무가 말없이 증언하는 듯했습니다. 십자가의 사점(四點), 깊이 파여 떨어져 나간 네 곳의 흔적은 제게 예수님의 사점처럼 다가왔습니다. 못 박히신 자리, 채찍에 찢기신 흔적, 창에 찔리신 옆구리, 우리 죄를 대신하신 몸의 상처. 목회의 길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음을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수고와 드러나지 않는 눈물, 마음에 남은 상처들이 결국 사랑의 증거가 됨을 믿습니다. 받침대는 인도네시아산 소노클린 로즈우드, 깊고 단단한 장미목으로 받쳤습니다. 짙은 색감과 묵직한 결이 십자가를 조용히 떠받치듯, 하나님의 은혜가 목사님의 사역을 굳건히 받쳐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그 위에 ‘牧羊一念’을 새겼습니다. 목자의 마음은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양을 향한 한 생각, 교회를 향한 한 사랑, 끝까지 책임지는 한 결단. 이 십자가는 제 작품을 아껴 주시는 목사님께 감사의 마음과 존경을 담아 보내 드리는 작은 고백입니다. 목사님의 목회 여정 위에 십자가의 은혜가 늘 새롭기를, 상처를 지나 더욱 깊은 기쁨으로 나아가시기를, 그래서 날마다 행복한 목회를 이루 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존경과 사랑을 담아 드립니다. 화순 구암교회 김준희목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