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칼자국이 새겨져 있던 도마를 샌딩기로 한 겹 한 겹 벗겨냈다. 깊이 스며든 음식물 자국도, 오랜 시간 쌓인 상처들도 함께. 그리고 다시 천연 미네랄오일과 왁스로 마감하니 거칠었던 나무에 다시 결이 살아났다.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하나님 앞에 선 사람의 인생이 떠올랐다. 우리도 살아가며 마음에 수많은 흠집을 남긴다. 말의 칼자국, 관계의 상처, 후회와 눈물의 얼룩들. 그런데 하나님은 버리지 않으신다. 새 나무를 만드는 것보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과 정성으로 깎아내고, 다듬고, 다시 기름을 먹이신다. 아픈 과정이지만 그 시간을 지나면 메마른 영혼에도 다시 은은한 윤기가 흐른다. 비싼 도마는 리폼하여 다시 쓰듯 하나님도 우리의 인생을 쉽게 폐기하지 않으신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아도 은혜는 그 위에 새로운 결을 만든다. “Solo Dios Basta” 오직 하나님만으로 충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