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는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래 견딘 결이, 지나온 시간을 증언합니다. 인도네시아산 티크벌 위에 예수님의 얼굴을 새기고 골고다 언덕 위 세 개의 십자가를 남겼습니다. “예수님처럼”, “십자가 그 사랑”이라는 문장을 함께 새기고 뒷면에는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이 패는 이번에 버클리 음대에 합격한 주하를 위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기도로, 말로, 마음으로 동역해주신 분들께 부모의 마음을 담아 드리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 순간이 조마조마합니다. 등록금, 생활비, 미래… 계산하면 숨이 막히는 날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길을 돌아보면 사람의 계산으로 설명되지 않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손을 놓을 때, 하나님은 이미 일을 시작하고 계셨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는 순간들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불안 대신 기도를 선택해 봅니다. 확신 대신 신뢰를 붙잡아 봅니다.
이 길은 우리 가족만의 길이 아니라 기도로 함께 걸어주시는 분들과의 동행이기에 여전히 동역자가 필요합니다. 더 간절히, 더 겸손히 요청드립니다.
이 나무 한 장에 감사와 눈물과 믿음을 함께 새깁니다. 말없이 곁을 지켜주신 모든 분들께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주님, 우리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 주님은 오늘도 다시 물으십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